임승수 작가의 책은 기대가 된다. 
어려운 얘기를 쉽게 쓰는 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간한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도 기대와 다르지 않았다. 

경험을 토대로 한 에세이가 나오는 듯 하더니, 자칫 독자가 어렵게 생각할 수 있는 '자본주의 기본 원리'와 '자본주의 대응 인생관' 강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갔다.

쉽게 쓰다 보면 깊이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임승수 작가의 책은 그렇지 않다.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언어를 전략적으로 잘 쓰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돈을 기준으로 사는 인생'보다 '시간을 기준으로 사는 인생'이 더 값지더라는 것이다. 

'돈'을 기준으로 살다보면, '자본'에 종속되어 '노예'가 되지만,
'시간'을 기준으로 살면서 '돈'을 해결하려고 하면, '부자'는 못 되더라도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논점이었다. 

그 주장을 펼치면서 작가가 든 사례가 충격적이었다. 

S전자에서 365일 동안 362일 일했다는 친구의 얘기였다.

그 친구는 결국 직장을 그만뒀는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왜 시간을 회사에 갖다 바칠 수밖에 없는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러다가 행복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역사와 사회 안에서 인생을 바라보게 한다. 
'자본론'을 스치듯 파헤지며.

그리고 '인간'이 규격품이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다. 
너무나 적나라하지만, 모두가 맞는 얘기인 그런 현실을 그는 활자로 그려냈다. 

그 활자 그림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책장을 덮었다. 

굵직한 질문이 덮썩 내 잡념을 낚아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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