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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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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술을 배우며 깨우친 것

세 가지 무술을 동시에 배워본 적이 있다. 태권도, 합기도, 아이키도. (합기도와 아이키도 모두 [合氣道]라는 한자를 쓰지만 상이하게 발전해 온 무술이라 따로 구분을 한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태권도는 권술, 아이키도는 유술, 합기도는 중간쯤 되겠다. 각각 강조하는 바가 다르니 수련 방식도 상이하다.

태권도 수련 방식은 지루할만큼 기본 동작을 강조한다. 한국에서는 대개 아이때 태권도를 배우고 그만두는데 성인 태권도를 배워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동작도 많지 않은데 한 동작을 익히는데 들이는 시간도 길게 잡는다. 그러니 지루할 수밖에.

그에 비하면 유술로 분류되는 아이키도나 합기도는 기술이 다양한 편이다. 유술로서의 공통점은 상대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 

차이를 굳이 들자면 일본 아이키도는 상대가 유지하는 몸의 균형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쪽에, 한국 합기도는 몸의 구조상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쪽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한국 합기도에는 상대의 관절을 꺾어 고통을 주는 기술이 많이 발전되어 있다)

유술은 초반부터 다양한 상황에 노출시키며 기술을 익히게 한다. 그래서 태권도에 비해 초반에 배우는 맛이 상당하다.

태권도는 지루할만큼 익힌 몇 가지 동작을 서서히 조합시키며 다양한 상황에 응용시켜 간다. 반면 아이키도나 합기도는, 특히 아이키도는, 밸런스를 흔드는 다양한 방식을 한 두 가지 원칙으로 좁혀 나간다.

수련 방식으로 볼 때, 태권도는 기본 동작을 하나씩 철저히 익히게 하여 다양하게 응용하도록 하고, 아이키도나 합기도는 다양한 응용을 통해 기본 동작을 수렴해 나가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로써 태권도는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 지르는 방법을, 아이키도는 나의 밸런스 속으로 상대를 이끌어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렇게 무술로서는 하나의 기술로 수렴하고, 무도로서는 과정을 익히며 겸손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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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 기본의 강조
 
특히 개인적으로 감명받은 쪽은 태권도의 수련 방식이었다. 모두 무도로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겠지만 태권도 수련 방식은 '기초, 기본'이라는 명제를 크게 깨닫게 해준 것이다. 그 이후로 기초 학문, 기초 과학 등 '기초'의 의미를 크게 두는 편이다. 

나는 대학 과정을 포함해 교육 과정이 자꾸  세분화되는데 반대하는 편인데, 학부 과정에서 최소한 2년 정도는 법학, 철학, 수학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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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의 근본

지금껏 쏟아져 나온 코인만 해도 셀 수가 없다. 이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 사람들로부터 큰 공격거리가 되기도 한다.

조금씩 상이한 면이 있긴 해도 결국 기저는 블록체인이고, 그렇다면 블록체인의 근본을 두고 상대와 이야기 나눌 수밖에 없다.

재미있게도 스팀잇을 처음 시작했을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블록체인이나 코인에 대해 설명할 때는 세 종류만 얘기하니까.

*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팀

이유는 다들 추정할 수 있으리라 본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의 원조.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 위상. 그렇다면 스팀은 왜?

바로 스팀잇 때문이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여지껏 스팀잇 이상으로 블록체인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나가는데 유용한 것을 찾지 못한 것 같다.

키를 받고, 파워업(스테이킹)을 하고, 파워다운을 하고, 임대를 하고, 투표를 하고, 포스팅을 하고, 보팅을 하고.

키를 생성하고, 트랜젝션을 일으키고, 그 트랜젝션을 검증하고, 기록하고, 시스템의 신뢰를 구축하며,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방향에 관여하는 그 모든 활동이 스팀잇엔 쉽게 녹아있다.

결국 글을 쓰고 보팅하며 옥신각신하는 사이. 그 자신도 모르게 싫든 좋든, 옳든 그르든, 블록체인을 경험하고 익히며 참여해 나가는 것이다.

EOS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지만, 스팀엔 스팀잇이란 잘 키운 자식 하나가 있어 3대 리스트에는 스팀을 꼽은 것이다. 누군가에게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팀만 잘 설명해도 어지간한 블록체인 기본은 다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에효. 스팀잇이 '잘 키운 자식'인지는 설왕설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