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멀어지고 만 페이스북 by jini-zz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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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i-zz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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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멀어지고 만 페이스북
페이스북 가입을 ... 2011년인가 그 때 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가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 피드의 내용들도 점차 풍성해지고 있었다. 지인들... 특히 해외 나가서 얼굴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반갑기 그지 없었다. 그 때는 야근도 많았고 아이가 어려서 육아도 힘들어서 사람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대체제로 페이스북은 나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얼굴을 직접 보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과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이 뜨면서 점점 잊혀져 가는 서비스가 되었다.)

그랬던 페이스북이었는데 ..... 언제부턴가 페이스북에 잘 안 들어가게 되었다. 싸이월드가 잠시 흥하다 말았듯이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글을 자주 올렸지만, 언제부턴가 소식이 뜸하게 올라왔다. 그러나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페이스북이 잠시 시들했을 때에도 한번씩은 들어가보곤 했었으니까.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대학에 다녔을 때였다. 복학생 시절에 알게 되어 가끔 만나는 친구가 있었고, 이 친구는 학창 시절보다 나중에 회사 다니면서 더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다. 이 친구가 실력도 있고 인성도 괜찮아 보여서 도움도 많이 되었고 의지도 했었다. 커리어를 바꾸어 가는 과정에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고, 그 친구와 전화 통화하고 만나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 친구도 시간 내기가 어려웠을텐데 기꺼이 만나주는 것이 반갑고 고마웠다. 그랬던 때가 있었다.

2016년 가을 10월초 어느날이었다. 그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고,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 들어오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기뻤다. 커리어를 바꾸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 뭔가 인정을 받는다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일들이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기 가서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거기에 들어가고 난 뒤를 상상해보는데, 기분 좋은 상상이 아니라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뭔가 안 좋은 느낌이 크게 올라왔었다. 거기 가면 안 되는 건가... 며칠 뒤 나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는 때가 맞지 않는 거 같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그러지 말고 들어와서 같이 일하자고 그가 오히려 나를 설득했다. 이 친구가 이렇게까지 얘기를 한다면, 나는 믿고 가도 되지 않을까... 그를 믿어보기로 하고 입사 지원을 했다. 이후 2번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이 되었고, 그해 11월 초에 나는 그 회사로 입사했다. 드디어 처음으로 강남으로 출근을 하게 된 것이었다.

거기 들어가면 앞으로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회사는 들어간지 3개월만에 나오게 되었다. 3개월의 수습 기간이 있었는데, 거기에 통과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막상 들어가보니 업무의 난이도도 생각보다 높았고,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해야 할 정도로 업무 강도도 높았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친구들(들어오라고 추천한 친구 외에 1명의 친구가 더 있었다.)과 선배(나 들어온지 약 한달뒤에 한 92학번 선배도 친구의 추천으로 들어왔다.)가 나에게 대하는 태도도 점점 차가워졌다. 그해 말... 연말로 즐거워야 할 시기지만, 친구는 나를 회의실로 불러서 다른 회사를 알아보라고 통보했다.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였고, 어떻게든 더 다녀보려고 읍소도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다음 달... 수습 결과를 조회했을 때 '본채용 취소'라는 5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친구의 통보로 수습 탈락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5개의 글자들이 단검으로 바뀌어 내 가슴을 후벼파는 기분이었다.

친구들과 선배가 나에게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았다. 가까이서 본 내게 실망했을 것이다. 실력이 그들보다 뛰어난 것도 아니고, 담배를 같이 피우며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었으며, 술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끝까지 같이 사무실에 남아서 야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무엇이라고 변명을 하든 그들에게 나는 같이 할 수 있는 친한 동료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불명예스럽게 친구들, 선배와 헤어져야만 했다.

그 회사에서 나온 이후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그 친구도 내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나온 후 나는 그를 더 이상 만날 수도 없고 만나고 싶지도 않다. 그들도 내게 실망했겠지만, 나도 그들에게 실망했다. 한 동안 친구들에게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 SNS도 멀리 했다. 그 친구들이 올리는 그들이 잘 사는 소식은 보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막상 친구없이 지내보니... 생각보다 살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대학친구들의 단톡방에서도 나왔다. 같이 일했던 그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하는 말, 그들이 올리는 소식... 보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내게 정신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다른 친구들도 멀리 했다. 어쩌면 그들도 나에게 같은 태도로 대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처를 또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이대로 가족들과 잘 지내는 것이 훨씬 나았다.

시간이 지난 지금... 페이스북은 며칠에 한번씩 들어가 본다.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며 '잘 살고 있구나...'하고 그냥 넘어간다. 댓글을 달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 정말 댓글 올리고 싶을 때 한번씩 적는다. 페이스북과 더 가까워질지는 잘 모르겠다. 가까워지더라도 시간은 한참 더 걸릴 거 같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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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omee ·
시절인연이라는 말도 있죠. 아마 그때의 만남과 헤어짐은 꼭 내가 단점이 있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연이 닿았지만, 연이 빨리 다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페이스를 지켜가며 일할 수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진 않을까 하고 추측해보게 되네요. 오늘도 수성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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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i-zzang ·
시절인연... 잘 기억해두겠습니다. 언젠가는 다른 좋은 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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