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해로(解老) by j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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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의 샘이 깊은 물 - 해로(解老)
![img085 대문.jpg](https://cdn.steemitimages.com/DQmd9VPSVW84i1TjrCwJyXQgY7JvVvXFuSN1qMau2HgG6if/img085%20%EB%8C%80%EB%AC%B8.jpg)
 
아직 젊은 나이에 서슬이 살아 있을 때 남들은 다 잘 사는 줄 알았다. 
싸울 일도 없고 매일 다정하게 웃으며 잠시라도 더 보고싶어 하는 줄 알았다. 나만 힘든 줄 알았고 남들 다 있는 게 우리집에만 없는 줄 알고 살았다. 

남편과 말다툼을 한 날은 남들은 생전 눈 한 번 흘기는 적도 없이 알콩달콩 사는 줄 알았기에
더 서럽고 더 아팠다. 아이가 아픈 날 안고 서서 밤을 새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려도 밖은 여전히 캄캄하고 가지 않는 시계를 바라보면서 남들 다 있는 그 잘난 포니도 못 사는 남편이 밟아주고 싶도록 미워했다.

아무 때나 불쑥 사람 불러들이기 좋아하고 마누라 일거리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남편이란 원래부터 남의 편이라고 수 없이 입력을 했다. 남들 피서 갈 때 웬 물고기는 물통으로 반이나 잡아다 튀겨달라 끓여달라하는 남자가 친구부인 물고기튀김 좋아하니 빨리 부르라는 말을 등허리로 들으며 얼음물에 찬밥 말아줄 것을 맹세하며 빨리 늙기를 기다렸다.

매일 비숫한 시간이면 들리는 노래가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에 손을 잡고 거니는 노부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이사를 오신 분들이신데 늘 오후 쯤에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하신다. 처음엔 무슨 주책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주 보다보니 눈에 익어서 그런가 점점 좋아보인다.  

나는 안 변할 거라고 생각했다. 무엇이라도 좋은 것 눈길도 주지 말아야지 하며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과거를 바꿀수는 없어도 미래는 바꿀수 있다는 말이 빗물처럼 스며들었다. 굳었다고 믿었던 마음이 그렇게 쉽게 뜷린 것일까, 이미 놓친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앞으로 남은 것이라도 챙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조금 유치해도 좋을 것 같다. 혼자 늙는 것보다 같이 늙으면 덜 쓸쓸할지도 모르지 저 노부부처럼...

날개를 다쳐 날 수 없는 암컷을 두고 지난 6월 헤어진 재두루미 부부가 있었다. 떠난 재두루미 부부의 수컷이 다친 암컷이 얼마나 마음에 밟혔을까? 중국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머리를 돌렸다. 

혼자 아파할 암컷을 찾아 다시 돌아와 재회했다. 철원군이 25일 밝혔다. 수컷의 등에 부착한 위치추적장치(GPS) 기록을 열어보니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다시 철원까지 1천㎞ 넘게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시 만난 재두루미 부부도 천수를 누리며 함께 해로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https://cdn.steemitimages.com/DQmTiCF3NUc9g2wK9Q54cY88KRSnLehvjw1rsrCnq7e1o3a/image.png)
[철원군 제공] 다시 만난 재두루미 부부. 왼쪽이 돌아온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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