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 출근했는데 바쁘면??? 

목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출근한 어제.

여전히 산모는 많은데(FULL)  다들 조기진통 산모라서 침상안정 중이다. 즉, 진통 산모만큼 바쁘지 않다는 말이다.
조기진통 산모들은 조산방지를 위한 라보파 주사약으로 자궁 수축을 억제하여 임신을 유지한다. 그리고 이 약의 부작용이 심계항진 및 흉통, 빈맥, 폐부종 등이 있다.

오늘도 조용한 분만실.
너무 여유를 부렸다.
27주 산모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고 흉부 통증을 호소한다. 빈맥의 정도가 심하다. 120회가 넘었다.

순간 비상사태이다.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일단 주사약을 중단하고 당직의에게 상태 보고하고, 당직 인턴 부르고...
산소 포화도 측정에, 심전도에, Troponin I  검사에.
목이 말을 듣지 않아 움직일 때마다 목 뒤쪽으로 등 윗부분까지 아프다. 아프다고 말도 못 하고...
산모를 병실(진통실)에서 심전도 모니터링을 위해 회복실로 옮기고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를 부착하고...
한 20분간 발바닥에 땀나게 다녔다. 
그쯤 산모가 안정을 찾기 시작하자 한시름 놨다.
안정 된 후 Chest X-Ray를 촬영했는데 다행히 특별한 문제점은 없다. 
그 후로도 계속 심전도 모니터링과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물어보고, 특이점이 있는지 관찰한다. 
특히 배뭉침은 있는지 태동은 잘 느끼는지.
자궁수축 검사는 수축이 나타나지 않지만 산모 자신도 그렇게 느끼는지 재차 물어봐야 한다.
아직 27주인 산모라 임신유지를 더 해야 하는데...
조기 진통 방지 약을 중단해서 산모가 배뭉침을 호소할까 긴장하고 있었는데 퇴근할 때까지는 배뭉침이 없다.
만약 수축이 생기면 고가의 약을 쓰거나, 그래도 수축이 안 잡이고 지속되면 분만으로 이어진다.
무사히 밤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퇴근했다.

그리고 오늘 좀 올라 있어 걱정했던 혈액검사 수치는 재검사 결과  정상이고, 산모도 수축이 없어 퇴원했다고 한다.
어제 포스팅을 안 한 이유는 괜찮다고 괜히 설레발을 쳐 혹시나 밤에라도 수축이 생겨 분만으로 이어지거나 상태가 더 악화될까 저어되어 오늘 한다.
상태가 상태인 만큼...
그런데 퇴원했다니... 
진짜~ 
괜찮나???
어제 오지게 민방위 훈련시키두만...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57XA11A0210B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