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성공은 미래의 실패를 예고하는 경우가 많다. 병법에 전승불복이란 말이 있다. 한번 이긴 방법으로 다음 전투에서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과거의 성공에 붙잡히는 순간 현재와 미래는 실패한다. 세상일이란 물처럼 흘러가는 법이니 매사에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내가 과거의 어떤 고정관념에 붙잡혀 있는가를 성찰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집단적으로 붙잡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한에 관한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일본에 관한 것이다. 

북한과는 전쟁을 치루었고 일본으로 부터는 식민통치를 받았다. 

전쟁과 식민통치의 기억은 우리에게 교훈도 주었고 행동의 자유를 박탈하기도 했다. 정치권들은 주로 교훈을 삼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겁박하고 강요하는 방식으로 행동했다. 

소위 보수세력들은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하고, 진보세력들은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했다. 

결국 이런 두려움과 증오심은 각각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하여 인민대중들은 북한문제와 일본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과 증오심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게 하는 혜안이다. 

과거와 달리 앞으로 북한은 남한에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남한의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불과 몇년이후면 남한의 경제적 역동성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다. 인구가 줄어든다고 하니 이민을 장려하면 된다고 하는 정신나간 정치인도 있었다. 김무성이 그런 소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이민이 인구감소의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한은 북한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쟁으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과거의 사고 방식으로는 장차 다가오는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해서 북한과의 관계 발전을 위한 어느정도의 발판은 마련해주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이 남북간 화해를 하는 것이다. 남한의 인구가 줄어들면 그 공백을 북한으로 메꾸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자식들이 먹고 살 수 있다. 

앞으로 일본과의 관계 강화도 생존의 조건이 될 것이다. 중국이 팽창하면 그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 제국주의를 비난하고 비판하지만 중국의 중화주의와는 그 결이 다르다. 중국은 역사상 끊임없이 한반도를 차지하려고 시도했다. 동북공정이란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북한을 자신들이 직접 차지하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북한에 대한 연고권과 영향력을 주장했다. 그런 사실을 보고서도 이런 중국의 영토적 야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만으로 만족할 것 같은가? 북한을 장악하고 나면 곧바로 남한에 군침을 흘릴 것이다. 중국이 생각하는 것은 한반도의 티베트화이다. 아마 중국은 한국전쟁당시 60만이 넘는 중국군대가 주둔했을때 북한을 점령하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북한과 일본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식민통치는 과거의 일이다. 분루를 삼키되 앞으로 다가오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힘을 합쳐야 한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일의 우선순서가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강화보다 우선적으로 북한과의 화해를 먼저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그리하여 아직까지 북한의 위협 운운하면서 인민대중을 급박하는 자들이나, 친일이니 뭐니 하면서 인민대중의 증오심을 동원하고자 하는 자들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지 않다. 

김대중이 북한과 관계 강화를 주장하면서 일본과 싸우자고 하던가? 김어준이 이번 대선을 한일전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인민대중을 개돼지로 보지 않으면 그런 소리를 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권을 한마디로 규정하라면 양아치 정권이다. 이제까지 한국정치에 저런 양아치들은 없었다. 한국의 인민대중은 양아치들에게 포획되었다. 

물론 국민의당도 양아치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에게서 벗어나려면 끊임없는 세뇌공작에서 벗어나 무엇이 진정 우리에게 중요한가를 자각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 제3정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