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앞만 보고 가라. by paulshin

View this thread on steempeak.com
· @paulshin ·
$6.17
묵묵히 앞만 보고 가라.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위의 시는 중학교 교과서에 자주 나오는 시로, 박목월시인의 대표작품이다. 이 시를 왜 올렸냐면, 어젯밤 차를 운전하고 오는 데 환한 보름달에 구름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그런데 차가 지나가니까 마치 달이 구름을 헤치고 떠가는 고즈넉한 느낌이 들어서, 위 시가 생각나서 읊조려보았다. 그러면서 우리네 인생과 신앙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숙연해졌다.

  

알다시피, 필자는 성령이 내주하는 기도훈련을 하는 사역자이다. 그래서 기도습관이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도훈련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습관적으로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방해받지 않고 기도하는 시간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침에 1시간, 잠자기 전에 1시간을 주문하다. 그러나 보통의 직장인과 자영업자, 또는 비교적 다른 이들보다 시간이 넉넉한 주부들일지라도, 하루에 2시간의 기도시간을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생활에 필수적인 시간을 제외하고 개인적인 시간들을 죄다 포기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나 직장동료나 친구들과의 모임, 그리고 TV나 영화감상, 게임 등의 선호하는 일들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침에 1시간 기도시간을 내려면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하고 고수입의 직장을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왜냐면 연봉을 많이 주는 직장은 대개 빠른 시간을 출근을 요구하거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출퇴근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라면 그렇잖아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영업시간을 줄인다는 것은 뼈를 깎고 살을 베어내는 아픔을 동반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것들을 삶의 가지치기라고 부른다. 생활의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하루 두 시간의 기도시간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하나님을 만날 것인지, 아니면 세상에서 즐겁고 부유하게 살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뿐 만이 아니다. 필자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교회의 신앙생활도 성실하게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정한 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각종 교회봉사는 물론 교회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도행사에도 열심히 참석한다. 그러나 필자가 요구하는 기도시간을 내면서, 매주 한 번씩 충주영성학교에 와서 훈련을 요청받은 사람은, 다니던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선택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적지 않은 이들은 기도훈련이나 습관적인 기도를 포기하고, 기존 교회의 신앙방식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그러므로 그동안 교회에서 요구하는 신앙생활로 천국에 들어가는 자격을 얻을 것인지 아닌지를 날카롭게 분별해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한 순간의 판단실수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지 못한다. 이렇게 신앙생활의 가지치기는 삶의 가지치기 중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왜냐면 작금의 우리네 교회는 이런 저런 행사로 교인들을 내몰아 파김치가 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령과 깊고 친밀하게 교제하는 기도의 습관을 들이려면 세상의 욕심과 자신의 소원하는 일, 그리고 즐기는 일들을 죄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정은 녹록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선언하고,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했던 것이다. 예수님도 제자가 되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소유를 버리며 목숨까지 기꺼이 바쳐야한다고 말씀하신 이유이다. 

  

지금은 자동차의 발달로 먼 길을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들은 없지만, 150여년전의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걸어서 다녔다. 그래서 남도에서 한양까지 열흘이 족히 걸렸다고 한다. 걸어 다니는 여행자들은 짐이 가벼워야 한다. 짐이 무거우면 오래 걷지를 못한다. 당신이 천국으로 들어가려는 여행자가 되려면, 세상에서 얻고 싶고 누리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많은 재산과 명예, 권력을 물론 비싼 자동차와 너른 아파트, 그리고 럭셔리한 삶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때로는 열한 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잠을 청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삶의 짐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천국까지 여정을 지속하지 못할 것이다.

  

그뿐 만이 아니다. 생각이 복잡하면 걷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것 저것 해야 할 것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누리고 싶은 일도 많다면 오랜 길을 걸을 수 없다. 그래서 여행자는 생각이 없이, 그냥 걷는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여행자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수십 년을 하루같이 묵묵히 걷는다. 이처럼 당신도 천국에 가는 여행자가 되려면, 기도하면서 날이 새고 해가 저무는 삶으로 채워야 할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properties (23)
post_id59,362,317
authorpaulshin
permlink73oerp
categorychristianity
json_metadata{"tags":["christianity"],"format":"markdown","app":"steemit\/0.1"}
created2018-08-11 03:34:54
last_update2018-08-11 03:34:54
depth0
children0
net_rshares4,702,222,664,823
last_payout2018-08-18 03:34:54
cashout_time1969-12-31 23:59:59
total_payout_value4.687 SBD
curator_payout_value1.481 SBD
pending_payout_value0.000 SBD
promoted0.000 SBD
body_length2,485
author_reputation135,241,852,546,266
root_title"묵묵히 앞만 보고 가라."
beneficiaries[]
max_accepted_payout1,000,000.000 SBD
percent_steem_dollars10,000
author_curate_reward""
vote details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