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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연히 한국의 이념적인 주적은 북한이 아니라 일본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일본자체를 미워하거나 일본이 가라앉아야 하다거나, 일본과는 영원하 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도 생각해왔다. 오히려 그들과 더 가깝고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일본 국민들과는 오히려 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가장 주요한 통로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늘 일본이 망해야 한다거나 일본물건은 불매해야 한다거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큰 방향에선 같은 편들이지만 그들과도 싸워왔다. 그리고 일본스럽게 지켜오는 치밀한 문화, 그들의 장인정신은 늘 칭찬받아 마땅하고, 소비자로서 구매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말해왔다. 일본상품들의 포장과 깔끔함을 우리는 배워야 하고, 일본음식점은 아무곳에나 가도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너댓번 다녀왔던 일본 여행에 대한 너무 좋은 기억들을, 우리 과거사 때문에 피할 필요는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해왔다.

이번 첫번째 반도체 사건이 터졌을 때만 해도 이럴 때일 수록 외려 한국이 가진 포용력으로 아베와 같이 소인배짓을 파묻어 버릴 수 있을거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제2차로 아베 정부가 또다른 경제제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나선 생각을 바꿨다. 

주변의 어떤 이들은 일왕 생일 때라도 고개를 숙여서 화를 삭여드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왕 생일 때 어떤 황당한 사람들이 거기가서 만세삼창을 하는 희안한 인간들도 있구나 싶었는데 주변에서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을 목격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70년 전에도 그런 인간들 밑에선 못살겠다고 죽음도 불사하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2019년에 아직도 일본에 우리가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있다니, 

"이땅에 사는 이가 한국인이면 어떻고, 일본인이면 어떤가 나도 한국인으로 태국에 와서 살고 있는데 지금 살고 있으면 내 집이지"

라고 생각해왔던 나같은 사람도 부아가 치민다. 토착왜구란 말 안쓰고 싶은데, 정말 토착왜구들이 많구나 싶어서.
나는 일본을 아시아의 우리 우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이 과거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가능한 말이다. 피해자가 아직 있는데, 가해자들은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있다. 그리고 그 사과를 받겠다고 하니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그래 일본은 그럴 수도 있다. 자신들의 나라니까.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바로 잡아보려는 정부입장에 힘을 보태도 부족할 판에 경제운운하며 우리 대통령한테 일본에 고개를 숙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느나라 사람들일까. 

솔직히 지금 경제가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들, 안보가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같은 주체이고 같은 입장이다. 위험하다 어렵다고 말하며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람들, IMF이후 우리 경제는 단 한 번도 더 좋아졌던 적이 없다. 성장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불경기다. 경제가 최악이다. 란 말은 30년 전 부터 내가 듣던 말이다. 30년째 우리는 불경기다. 

정부 비판은 민주주의 기본이다. 나름 생각하고 있는 이론과 생각과 방향이 다른 정부 물고 뜯고 씹자. 비판 받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의무중에 하나다. 하지만 일본의 아베정부가 하는 한국에 대한 제제는 오히려 우리가 주권이나 자존심을 잘 지키고 일본에게 해야 하는 아니, 70년 전에 했어야 할 태도를 칭찬하지만 못할망정, 그걸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좀 아닌 것 같다.

물론, 일본과 한국의 이런 다툼이 일본에게 큰 영향을 못미칠 수도 있고,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묵은 잘못에 대해서 싸워주는 이럴 때, 힘 좀 합쳐서 우리 목소리를 좀 내자.

앞서 말했듯 나는 일본의 문화와 상품, 그리고 사람들도 좋아한다. 하지만 이상의 이유로 아베정부가 경제보복 같은 밴뎅이 고추만한 소인배 짓을 철회할 때까지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나는 산토리니, 아사히, 기린, 에비수 등 일본맥주 좋아하지만 사지도 마시지도 않겠습니다.
나는 유니클로에서 옷 구매하는 것 좋아하지만 안사겠습니다.
나는 소니 카메라를 갖고 있고 부속품들이 필요하지만 추가구매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일본라멘, 일본식당, 일본사케집 좋아하지만 사먹거나 가지 않겠습니다.
나는 무인양품 좋아해서 늘 구매하지만 방문하거나 사지 않겠습니다.
나는 일본여행 좋아하지만, 여행가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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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다짐들을 지키려면 제법 불편할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이런 다짐이 별로 의미있는 영향을 못미치겠죠. 하지만 소비자들의 힘은 생각보다 무서운 법이죠. 진심으로 구체적인 동참을 댓글로 밝혀주시거나 관련 포스팅을 하고 댓글로 알려주시는 분들께는 미약한 보팅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