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1장] 독서쟁이 75 - 언어의 온도(이기주 저) 19_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녀석 by idid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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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1장] 독서쟁이 75 - 언어의 온도(이기주 저) 19_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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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은 인간의 본능이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욕망은 우리 유전자 안에 각인돼 있으며 인류 문명사는 이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박한 현실 탓에 여행에 대한 욕구를 억누른 채 살아갈 뿐.
  삶의 터전을 잠시 떠나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여행자는 낯선 길에서 걸음을 뗄 때마다 새로운 사람과 풍경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나'를 마주하기도 하고, 운전할 때 백미러를 통해 지나온 길을 살피듯 삶의 궤적을 슬며시 되짚어볼 수도 있다.
  후지와라 신야라는 일본 작가는 여행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여행지에서 날것의 풍경을 건져 올려 기록하는 작가로 유명한 그는 아무런 정보 없이 훌쩍 길을 떠날 것을 권유한다.
  "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여행길을 오릅니다. 또한, 눈으로 얻는 정보를 경계하고 본질을 보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인도 여행을 할 때 갠지스 강에 대한 지식을 사전에 공부하고 가는 게 도움이 될까요? 그 반대일 수도 있을 겁니다. 때론 백지상태에서 아기의 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래야 본질이 보입니다."

  돌연히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대학 4학년 때다. 동아리방에 모인 졸업반 학생들이 심각한 표저으로 각자 업으로 삼고 싶은 직업을 늘어놓았다.
  종종 언론에서 발표하는 대학생 취업 선호도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한 녀석은 창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지그시 바라보다 "난 여행을 직업으로 할거야"라며 조금 생뚱맞은 대답을 내놓았다.
  우린 녀석의 계획을 듣고는 "하하, 그래. 네 맘대로 해. 대신 여행지에서 엽서나 보내"하고 껄껄대며 웃었다.
  그때 친구들이 터트린 폭소는 녀석의 계획을 깎아내리는 비웃음이 아니라 오히려 너만큼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당부와 격려의 환호성이었던 것 같다. 우린 친구의 성을 정 씨라는 점을 착안해 '인디아나 정스'라는 별명도 붙여주었다.
  
  몇 년 뒤 친구와 어렵사리 연락이 닿았다. 돈이 모이면 휙 하고 파리로, 프라하로 떠난다고 했다. 그곳의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고 했다.
  녀석은 '난 충분히 잘 살고 있어. 걱정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에 책에 나오는 문장을 인용하며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다들 꿈을 잃어버렸다고 자조하기 분주한 세상이지만, 그 친구만큼은 본인이 내뱉은 말을 실행에 옮기며 살아가고 있는 듯했다. 녀석은 말했다.
  "기주야,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오는 꿈을 꾸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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