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생이 평소보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일어났다. 그래서 덩달아 나도 아침을 설렁설렁 보냈다. 보통 동생이 일어나기 전 글쓰기, 운동, 코인 시장 확인을 끝내는데, 오늘은 동생이 깨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꽤 많은 것을 못 했다.

하필 오늘은 아침 10시부터 레슨이라 동생이 출근한 후로도 집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바쁜 날은 왜 왕창 바쁜지?

다행히도 30분 정도 늦게 도착한다는 학생의 연락을 받아 글 쓸 시간을 벌었다. 레슨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은 아니어서인지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일이 생각보다 잦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하기 싫은 날은 학생이 먼저 취소해주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70% 정도의 확률로 그때마다 레슨이 취소된다. 그때의 쾌감. 돈 안 벌어도 돼~ 라는 안일하지만 확실한 즐거움.

오늘 레슨을 마치곤 2년 전에 가르쳤던 학생을 만나기로 했다. 옷을 입으려는데 대부분 2년 전 옷 그대로라 입기가 무안했다. 입고 가려면 입고 갈 수도 있었지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동생 옷을 꺼내 평소보다 훨씬 환하게 입었다. 학생이 놀라주면 좋겠는데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