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은 바위에 새기고 미움은 모래에 새긴다. by kimpas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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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pascal ·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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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은 바위에 새기고 미움은 모래에 새긴다.
![A6D1DEA1-C9CD-4EF7-8033-E5CBDDFD4F0D_1_105_c.jpeg](https://cdn.steemitimages.com/DQmP1zBDuFyiLH5rTpswo9ELDjTwUi2iQ8uxHLXbfHAHSdt/A6D1DEA1-C9CD-4EF7-8033-E5CBDDFD4F0D_1_105_c.jpeg)

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재단사무국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자주 통화하는 후배이지만 좋은 소식보다는 늘 부탁이나 이사장 지시사항이 전달되기에 그닥 기대가 되는 통화는 아니다. 전화를 걸고는 이런저런 소리를 한다. 그래서 내가 먼저 물었다. “나 지금 바쁜데, 또 투서 들어왔냐?” 전화기 저너머로 “예”라는 단답이 들려온다. “이번에 무슨 내용이냐?” 후배의 대답이 “매번 같은 내용인데 조금씩 다르게 문제를 제기해서  답변은 해줘야 할것같아서…”
하기야 4개월 동안 8번의 투서가 들어왔으니 새로운게 나올리가 만무하다. 내가 말을 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면 답변도 조금씩 달라지게 해서 알아서 보내라고….

작년 11월에 신입생 선발이 있었다. 고교의무화 교육이 시작된 이후로는 입학하려는 학생들의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입학을 위해서 시험및 면담에 몇 명 오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띠는 한 학생이 있었다. 키는 작고 눈에는 자신감 없어하는 표정이었다. 그 학생이 근처 교장선생님이 부탁한 학생이라는 것을 금방알 수 있었다.  중학교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있는데  상급학교는 산속에서 여학생들만 있는 우리학교에서 지내면 좋겠다는 말씀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분은 별로였다. 우리학교는 대안 학교이기는 하지만 지극히 정상적이지만 형편이 어려워서 미술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학생들을 후원하면서 가르치는 특별한 학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부적응학생을 받으라고 하니 살짝 빈정은 상했지만 오죽하면 부탁을 했을까?하는 마음과 정규 교육에서 못시키는 것을 내가 한번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받아들였다. 

선발과정에서 선생님들 중에서 우려를 표현하신 분도 계셨다.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없고 매사에 부정적이며 실현성이 전혀없는 꿈만 갖고있는 그 학생이 온전히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심을 드러내셨다. 그분들의 경험치를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한번 해보자고 설득했다. 
결국 입학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학교 교칙이 힘들다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학교측은 10년 전통의 교칙을 한 사람의 요구에 의해서 변경할 수 없다고 하니 그 다음부터는 지역교육청으로 재단사무국으로 지속적으로 투서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설득도 하고 이유도 설명했지만 점점 도가 지나치다. 이제는 학부모가 제기해서는 안되는 문제들, 학교직원 고용문제부터 학교 전반적인 운용까지 문제 삼으면서 때로는 왜곡해서 투서하고 심지어는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다. 처음에는 노력도 해보고 당황했지만…. 지금은 여유 만만이다. 평소에 소신을 갖고 원칙에 충실히 학교를 운영해 왔기에 재단에서도 크게 문제를 삼지를 않는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시끄럽다고 위축될 필요도 없다. 학교운영을 하기에 너무나도 바쁘다. 코로나로 학교위생이나 교육과정의 정상화등 내 앞에 놓여있는 것들도 태산인데 한가하게 쓸데없는 투서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그 학생과 부모, 그리고 뒤에서 조정하는 악마같은 그 사람이 싫은것은 어쩔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미워하기에도 마음이 편치않다. 그래서 용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나는 교육자 이니까…. 내가 학교장으로 임명되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리고 '일곱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주어라.'라는 성경말씀도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용서를 해주어야 내 마음이 편할까? 그래서 아침묵상을 쓰고 지인들에게 발송한 후에 모든 일정을 뒤로 미루고 무조건 속초로 떠났다. 이유는 바다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이름을 모래위에 새겨놓고 싶었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 또 다른 말도 쓰고 싶었다. "나는 끝까지 참을 거다"라는 다짐을 하면서… ‘참을 인’    
사람이 세 번을 참으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이 있다. 참을 인을 세번 썼다. 모래 위에다…..

돌아오는 길은 좀더 여유가 생긴다. “애들아! 너희들이 또 편지를 써봐라. 난 끄떡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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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kwl ·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들이 어디에나 있군요. 모래에 원한을 새긴다니 휼륭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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