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London #3] 런던 첫 식사, 꼭 쌀밥을 먹어야겠니? by songvely

photokorea · @songvely · Jul 18 '18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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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Tour: London #3] 런던 첫 식사, 꼭 쌀밥을 먹어야겠니?

###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July.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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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nter>**Metro, London.** 
> 기다리는 중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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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옥스퍼드 서커스 역의 쓰리스토어에서 와이파이를 획득하고 근처에 있던 시티은행에서 출금까지 완료했다 (당시 시티은행에서 출금시 수수료는 출금액 상관 없이 1파운드 또는 1유로였다). 이 정도면 단숨에 레벨 업! 자유여행 능력치 +20000 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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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미국 국내선 비행을 포함해 10시간을 넘게 날아 런던에 도착했고, 숙소에 짐도 풀었다. 여행 중 제일 중요했던 데이터 문제도 해결했으니 이제 좀 쉴만도 했지만 우리에게는 또 다른 미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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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행 유로스타 티켓 구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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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한 푼 안 해온 우리 부부가 유로스타를 예약했을리 만무했다. 나흘 뒤 파리로 떠날 예정이었는데, 성수기에는 유로스타 표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단 기차표 구입을 위해 판크로스 역으로 향했다. 표가 없을까봐 한시라도 빨리 기차역에 가고 싶었던 마음 급한 나와 달리... 햇님군의 식욕은 참으로 정직하고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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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역으로 가는 길에 있던 ***잇수(itsu)*** 라는 일본 음식점을 고른 햇님군. 

런던에 왔는데 첫 끼니로 일식, 그것도 편의점 도시락처럼 생긴 일본 음식이라니... 여행 중에는 가능하면 현지 음식을 경험해보려고 하는 나와는 달리 햇님군이 이 식당을 고른 이유는 단지 ***쌀(밥)*** 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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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여행 중에 자주 볼 수 있었던 itsu는 일식 도시락 매장이었다. 누들이나 수프도 있고, 두부 크래커같은 간단한 웰빙 스낵도 팔고 있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초밥과 롤 도시락도 판매했다. 찾아보니 도시락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디너를 제공하는 매장도 있다고 한다. (당시 도시락의 가격은 6-7파운드=9,000-10,000원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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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가게라고는 하지만 나무를 이용한 조명과 벽의 격자 무늬가 은은하게 일본의 분위기를 풍겼다. 따뜻하고 화사한 조명덕분에 널찍한 매장은 밝고 쾌적하게 느껴졌다. 나무로 된 독특한 디자인의 테이블은 혼밥을 하려고 온 사람들에게 적합해 보였다. 

매장 안에 사람이 유난히 적었던 이유 중 하나는 테이블 피 때문이기도 했다. 영국은 음식을 매장 안에서 먹을 때에는 테이블 피가 추가로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런던에서는 유난히 가게 바깥에서 음식과 술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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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른 건 일단 무난한 초밥세트와 이름 모를 덮밥이었다. 생선 이름 및 조리법을 의미하는 낯선 일본식 발음을 영어로 표기해두는 바람에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살몬과 튜나 등의 단어 몇 개와 친숙한 비쥬얼을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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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나와 햇님군의 평가는 많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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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식가인 햇님군에게는 양이 상당히 부족했고, 결국 우리는 얼마 안 가 이른 저녁을 먹었다. 나는 적절하다고 생각했으나, 다만 롤과 초밥에서 밥의 비율이 지나치게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초밥이 아니라 ~~**주먹밥**~~을 먹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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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서는 오히려 햇님군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난 덜 익은 듯한 밥이 떡처럼 뭉쳐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쓰고 보니 내가 무척 미식가인 듯 하지만 내가 느낄 정도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햇님군만 빼고... 햇님군은 너무나 맛있다며 완전히 itsu의 팬이 되어버렸다. 지나가다 이 매장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자가고 하는 바람에 나와 입씨름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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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을 보며 (내 입맛에는) 맛 없던 초밥을 우물우물 씹으며 생각했다. ~~**여기 곧 망하겠지?**~~ 하지만 런던 시내를 여행하는 중, 성황을 이루던 itsu 체인점들을 곳곳에서 만났던 걸 보면 난 아무래도 쓸 데 없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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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맛을 떠나서 고급스럽다, 이국적이다, 건강하다 등의 유럽인들의 일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그에 걸맞는 가게의 컨셉과 인테리어가 매력적이었던 건 사실이다. 깔끔하면서도 웰빙 푸드 컨셉의 간편한 메뉴들도 바쁘지만 건강을 챙기고 싶은 런더너들에게 어필하지 않았을까라고 혼자 생각해본다. (실제로 회사 밖 벤치에 앉아 혼자 이 식당의 도시락을 먹던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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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 할 일이 생각나면 그 일 먼저 해야 하는 나.
> 아무리 급해도 밥은 먹어야 하는 너.
> 
> 새로운 곳에서는 새로운 음식을 먹는 나.
> 다른 곳에 가서도 쌀밥을 먹으며 위로받는 너.
> 
> 
>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 참 많이 다르다는 걸 여행을 떠나서 알게 되었다.
> 
> 처음에는 그게 나쁜 거라고 생각했다. 
> 그래서 똑같아 지려고 나를 맞추기도 하고, 나에게 맞추기를 바라기도 했다.
> 
> 지금 내게 우리가 다르다는 건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
> 그냥 우린 다르다. 그런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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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의 유럽 이야기🌿**

* [London #1 혼자 여행하던 여자, 처음 여행하는 남자](https://steemit.com/photokorea/@songvely/songvely-tour-london) 
* [London #2 길치부부, 와이파이 획득](https://steemit.com/photokorea/@songvely/songvely-tour-lond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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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big · Jul 18 '18

여행하면서 서로를 더 인정하게 되셨군요ㅋㅋ 훈훈한 결론입니다(?)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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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갑자기 훈훈하게 마무리... (사실 더 할 말이 없기도 했고... 흠흠)

그렇지만 여행이 서로의 다름을 느끼고, 이해하고, 부딪혀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점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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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yee95 · Jul 18 '18

서로의 다름이 두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는 거 같아요 ㅎ
해외여행가서 쌀밥을 그리워한 적은 없지만.. 저 도시락은 훌륭해보이는데요?ㅋㅋㅋ 외관만 그런가.ㅎ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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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외관만 그러합니다... ㅋㅋㅋㅋ
피렌체에 있는 한국 수퍼마켓에서 햇반이랑 김치, 컵라면을 사서 먹었는데 보기에는 볼품 없어도 힐링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해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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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hiny · Jul 18 '18

여행지에서 쌀밥이 주는 위로가 정말 크죠ㅠㅠ특히 여행이 낯선 사람들에게는. Itsu처럼 현지화(?)된 외국음식을 경험해보는 게 어쩌면 런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을까요?ㅋㅋ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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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우와- 그런 생각은 못 해봤는데 역시 써니님!!
현지화된 스시야말로 런던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거였네요 :) 
런던의 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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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hiny · Jul 21 '18

영국갔을 때 현지 음식이 뭘까 참 고민 많이 하다가 내린 저만의 결론이었어요😂 생각나는 건 잉글리시브렉퍼스트 뿐이더라고요.......(무지) 그리고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프랑스레스토랑에서 먹은 돼지고기 스테이크랑 타이레스토랑에서 먹은 팟타이였습니닼ㅋㅋㅋㅋ😂😂😂 유명한 현지음식이 없다는 것이야 말로 정말 영국스러운것(?)ㅋㅋㅋ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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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obbymari · Jul 18 '18

👨 ㅋㅋㅋㅋ 좀 다르면 어때요. 인생의 두가지 맛! 한꺼번에 즐기기~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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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인생의 두 가지 맛!!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
그렇게 생각하니 제가 모르던 인생의 맛을 햇님군 덕분에 알고 경험하게 되었네요. 
감사한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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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hwan · Jul 19 '18

쏭블리님도 런던이야기가 시작되었네요! 미미님도 그렇고 런던에 이어서 런던에 그리고 또 런던이야기 잔뜩 보고 갑니다 ㅋㅋ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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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미미님과 김작가님의 런던 이야기는 뭐랄까요,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에요. 게다가 사진도 너무나 멋져서..ㅠㅠ 저의 런던 포스팅이 부끄럽습니다 흐규흐규ㅎㅎㅎ
스팀잇에 런던 여행기가 풍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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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miner · Jul 19 '18

편의점같이 생긴곳이 음식점이었네요..  오늘도 엄청 덥습니다. 힘내시구 홧팅입니다~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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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무척 덥죠! 한동안 비소식이 없다고 해요 ㅠㅠ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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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 · Jul 19 '18

역시 여행을 나가면 쌀밥이 그립죠ㅠㅠ
한국인 입맛은 쌀밥이 정말 맞나봅니다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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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워낙 빵순이라 대학생 때는 한 달 내내 빵만 먹어도 괜찮았는데 서른이 넘어 여행을 가니 저같은 사람도 쌀밥이 생각나더라구요. 햇반에 봉지 김치 뜯어 먹으며 감동한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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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124 · Jul 19 '18

햇님군은 애칭처럼 정말 맑고 밝은 분 이신거같아요. ㅋㅋㅋ 
나와너의 마지막글이 재밋네요. 다른거지 틀린게 아니니까요~~ 다름에서 오는 재미도 있지요. ㅋㅋ 전 제가 배고프면 뭘 못해요 하하항.

👍 song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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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ㅎㅎ 맑고 밝기만 한 건 아니지만 저에게는 햇님같은 존재입니다. :)
저도 배고프면 좀 포악해지는 편인데 해야 할 일을 남겨두는 걸 잘 못 해서요 ㅠㅠ 이중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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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e00 · Jul 20 '18

여행을 가면 몰랐던 서로의 취향을 알게 되어서 
싸우기도 하고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 그런가봐요~
저도 가장 친한 친구랑 여행 가서 처음으로 싸워봤던 기억이 있어요~~진짜 안 싸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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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그렇죠- 긴 여행을 떠나 하루 종일 붙어 있다 보면 아무리 맞추려고 해도 결국 내면의 취향과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니까요.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게 더 두려웠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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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nnong · Jul 20 '18

저도 여행지에서 한식을 찾는 편이고 남편은 가리지 않는 편이라 ㅋㅋ 
이야기가 공감되네요! 확실히 여행을 통해 서로 다른 점을 마주하면서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은 의미있는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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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vely · Jul 20 '18

앗, 저희랑 반대네요! :)
일상에서는 서로의 취향이 부딪힐 때가 아무래도 적은데 여행을 가면 거의 항상 함께하면서 그 차이를 더 자주,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싸우기도 하지만 맞춰가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말씀대로 의미있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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