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군대에서 사기와 기강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신상필벌이다. 상을 줄사람에게 상을 주고 벌을 줄사람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 상을 너무 많이 자주 주면 교만해진다. 그리고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공을 논한다. 상을 너무 주지 않으면 의욕을 잃어버린다. 벌이 지나치면 반발을 사게되고, 벌이 너무 약하면 지휘관을 무시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지나친 것은 절대로 좋지 않다. 균형이 필요하다. </p>
<p>지난 6월 15일날 북한의 목선이 귀순한 다음에 청와대와 국방부 합참은 경계 실패인가 아닌가 가지고 논란을 거듭하더니 얼마전에 갑자기 동해안의 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8군단장을 보직해심시키고 육군 23사단장, 그리고 해군 제1함대사령관을 징계에 회부했다. </p>
<p>원래 문제의 본질은 경계작전의 실패냐 아니냐가 아니었다. 문제는 국방부가 경계작전 실패를 실패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번복했다가 다시 실패라고 하면서 입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발생한 문제였다.</p>
<p>정작 문제는 왜 국방부와 청와대가 목선귀순을 축소시켰는가 였는데 난데 없이 작전실패로 규정하면서 애꿎은 작전부대장만 처벌한다고 한다. 당연히 불만이 없을 수 없다. </p>
<p>아무리 물샐틈 없는 경계라고 하더라도 실수는 있을 수 있다. 당시 작전은 매뉴얼대로 이루어졌으나 레이다로 목선을 식별하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상황을 공유하는 과정에 작전부대간에 일부 소통이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항상 문제는 존재한다. 그런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시키는 것이 문제다. 어떤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다. 이번에 경계와 관련된 문제는 초병의 숙련도를 높이고 작전부대간 연락체계만 개선하면 될 일이었다. </p>
<p>한편, 지난번에 육군의 7군단장에 대한 조치는 지나치게 미흡했다. 7군단장은 특급전사 양성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전역한 군인들과 병사들의 부모들로 부터 청와대에 해임청원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지휘관이 병사들을 강하게 훈련시키는 것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것이 더 문제라는 의견을 냈다. 결국 7군단장의 처리는 유야무야 되었다. </p>
<p>7군단장과 8군단장의 잘못을 비교해보면 7군단장이 훨씬 크다. 군단장이란 직책은 병사들의 개인체력단련에 책임을 지는 위치가 아니다. 군단의 각종 작전요소를 가지고 어떻게 작전을 수행하는가 하는 고민을 해야하는 위치다. 병사들에 대한 교육훈련은 중대, 대대에서 끝나야 한다 . 군단장이 본연의 자기 과업보다 병사들의 체력단련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반발을 사는 것은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군대라고 하더라도 지휘관은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예하부대의 분위기가 병사들의 심적태도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p>
<p>최근에 군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과 벌에 관한 일들은 지금의 군수뇌부가 제대로 상벌을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야전부대에서 불만이 많다고 한다. 군심은 한번 돌아서면 다시 붙잡기 어렵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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