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宗顧侍臣, 檢謝玄傳, 閱之曰, 苻堅甚處是不善. 靖曰, 臣觀苻堅載記, 曰, 秦諸軍皆潰敗, 唯慕容垂一軍獨全. 堅以千餘騎赴之, 垂子寶勸垂殺堅, 不果. 此有以見秦軍之亂, 慕容垂獨全. 蓋堅為垂所陷明矣. 夫為人所陷, 而欲勝敵, 不亦難乎. 臣故曰, 無術焉苻堅之類是也.

이 때, 태종은 좌우의 신하를 둘러보고 사현의 전기를 찾아오게 하여 그것을 읽어보고 말했다. “부견의 어떤 점이 용병을 잘못한 것이란 말이오?” 이정이 이에 대답했다. “신이 부견에 대한 기록들을 보니, 당시 진나라 군사들은 모조리 궤멸되고 오직 모용수가 거느리고 있던 부대만이 온전했습니다. 부견이 겨우 패잔한 기병 1천여 명을 거느리고 모용수의 진영으로 달려가자, 모용수의 아들 모용보는 부견을 죽이자고 권했으나, 모용수는 그를 죽이지 않았다 했습니다. 이것은 진나라 군의 내부에 혼란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모용수 휘하의 부대만이 온전했으니 부견은 모용수의 모략에 빠졌던 것입니다. 부하의 모략에 빠지는 자가 어찌 적을 이겨내겠습니까? 그러므로 신은 부견이 전술을 모르는 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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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宗曰, 孫子謂多算勝少算, 有以知少算勝無算, 凡事皆然.

태종이 말했다. “손자병법에 ‘계책이 많은 자는 계책이 적은 자를 이기고, 계책이 적은 자는 계책이 없는 자를 이긴다’ 했으니 모든 일이 다 그러한가 보오.” 

사현과 부견의 대결에서 사현이 부견을 격파할 수 있었던 연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현은 동진의 명장으로 383년 전진의 군주 부견이 지휘하는 80만 대군을 맞아 8만의 병력으로 이를 격파했다. 이 때 사현이 사용한 전술은 일종의 심리전이었다. 부견은 이 전투에서 패하면서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된다. 그러다가 자신의 휘하 장수 모용수의 거처로 간다. 하지만 전군이 패배한 상태에서 모용수의 군대만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군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군주를 속였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보고 이정은 부견이 부하의 모략에 빠져 대사를 그르친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부하의 모략에 빠질 정도라면 전략과 전술이 부재한 군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손자는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군주나 장수는 계책을 가지고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계책이 많은 자는 계책이 적은 자를 이길 수 있고, 계책이 적은 자는 계책이 없는 자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터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장수는 기본계획은 물론이고 우발계획, 비상계획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이정(저), 『이위공문대』, 강무학(역), 서울: 집문당, 2018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