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참 나약한 존재다. 요즘 ‘마이웨이’가 급격히 유행을 타고 있지만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자신의 삶의 방식이 옳은지,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진 않은지 확인하려 든다.모두들 겉으로는 행복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누구나 남모를 아픔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상처를 보듬어주고 치유해주는 책 한 권이 있다. 김현철 저자의 ‘울랄라 심리카페’이다.

https://i.imgsafe.org/2cedc02af6.jpg

영화 전공을 하고 있어서 몇 번 짤막한 시나리오를 써본 적이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주인공의 과거 삶을 쭉 써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때 당시에는 이야기는 현재에서만 진행되는데 왜 어린 시절까지 필요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여러 책과 자료를 접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인간이 현재 겪는 모든 문제들은 가정환경 속, 즉 어린 시절부터 생겨나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담자들이 그걸 증명해준다. 자꾸만 나쁜 남자를 만나거나, 일  중독에 빠지는 등 겪는 문제는 모두 다르지만 그 바탕이 유년시절이었다는 건 같았다. 대부분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 부모님에 의해 겪었던 결핍, 압박 때문에 현재의 문제를 갖게 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흠칫 했던 사연이 있는데, 바로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과거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과 자꾸 겹쳐져 부정적이 된다는 것이었다. 최근 들어 사람들을 만나면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겹쳐지는 면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경계를 하곤 했다. 나만 느끼는 증상 같아서 불안하고 부끄러웠는데, 나 말고도 그런 증상을 가진 사람이 또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안심도 됐다.
처음에는 요즘 들어 글을 쓸 소재가 생각나지 않아 다양한 일화를 보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걸 얻을 수 있었다. 딱히 저자의 이름을 보고 고른 건 아니었는데 우연히도 전에 본 책인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과 같은 저자였다. 

신기하게도 비교적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과 ‘울랄라 심리카페’에서 공통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있었다. 바로 내가 숨기고 싶어 하는 본능을 드러내는 타인을 시기하는 ‘투사’였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아내는 사실 자신의 바람기를 숨기고 있는 것이고, 남들이 자신을 따돌림 시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은 자신이 그들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거다.
그러고 보니 전에 남들에게 지나치게 희생적인 친구를 보고 좋지 않은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우연히 간 소풍에서 나에게도 그러한 성향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렇지만 투사가 아니어도 직접적으로 해를 끼쳐 내가 미움을 느끼게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이 책이 알려준 극복 방안은 ‘안쓰럽게 생각하기’였다. 상대를 미워하기 시작하면 자신을 갉아먹게 되어 오히려 역으로 상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운 마음이 드는 상대는 그저 안쓰럽게 보기만 해도 충분하다. 왜냐면 어차피 그 상대는 내가 힘들여 미워하지 않아도 이미 부정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죄책감’이라는 벌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심리학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게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겪는 고민 역시 겉으로 보기엔 달라도 그 본질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