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음악, 음악의 기억 by persp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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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rspector ·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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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음악, 음악의 기억
얼마 전 [눈에 묻은 선입감](https://steemit.com/busy/@perspector/5i8lfb)이라는 글을 썼다. 음악에서 착상을 얻어 쓴 글인데 정작 해당 내용이 누락됐다. ~~알코올성 치매인가. 술을 끊어야겠다. 진짜.~~ 대학 휴학 중 아르바이트 일환으로 막노동을 한 적이 있다. 육체 노동(사실 모든 노동이 육체 노동이다)을 하는 분들에게 가졌던 내 선입견의 허상에 대해 풀어 쓴 것이 저 글이다. 노동 현장에서 나보다 연장자는 별로  없었다. 그러다 2~3살 연상(기억이 흐릿하다)인 형이 같은 팀에 들어왔다. 형은 막노동 경험이 좀 있는 듯했다. 퇴근 즈음 반장이 말했다.

>"**시마이**해"
"형, **시마이**가 뭐예요?"
"마무리하라고."

형은 자기 차를 끌고 왔다. 일과를 마친 뒤 형의 차를 얻어 타고 숙소로 내달릴 때가 제일 신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형이 트는 음악을 들으며 퇴근하는 게 좋았다. 나는 선입관에 갇혀 있었다고 썼다. 그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문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동차 스피커를 타고 Guns N' Roses의 KnocKin' On Heaven's Door가 흘러나오자 나는 형을 빤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밥 딜런<sub>Bob Dylan</sub>이 저 노래의 원곡자이다. 나는 말했다.

>"Guns N' Roses가 이 노래 부른 줄은 몰랐어요. 처음 들어요!"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곡은 없다지만 개인적으로 원곡만큼이나  Guns N' Roses 버전을 좋아한다.

https://youtu.be/301w_flI0oI

형의 플레이리스트는 범상하지 않았다. 이어서 나온 곡은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신해철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알게 된 노래였다. 고스트스테이션(SBS)인지 고스트네이션(MBC)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담이지만 나는 신해철을 보컬리스트로서보다 뮤지션이나 DJ<sub>Disk Jockey</sub>로서 더 좋아했다(과거 시제인 게 슬프다). 이 노래의 도입부를 들으면, 뭐랄까 아라비안나이트가 떠오른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특이하다. 듣다 보면 중독성이 있는 노래다. 이 노래는 엄청나게 광활한 광장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군집한 사람들이 떼로 부르면, 그러니까 떼창을 하면 어울릴 만한 노래이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느낀다. 일을 그만두고 얼마 되지 않아 그 형과의 인연은 끊어졌다. 형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해하는 목소리로 내게 돈을 조금 빌려달라고 했다. 나는 똑같이 미안해하는 음성으로 거절했다. 이 상황과 노래 제목이 묘하게 겹치는 듯도 하다. Camel의 Long Goodbyes.

https://youtu.be/jdthTk7UQ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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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dive14 · (edited)
스팀잇에서 처음 보는 락음악 관련 글이네요. 반갑네요 ㅎ 건즈앤로지스는 고딩 때나 지금이나 듣기 좋은 밴드 같아요. 저도 11월마다 노벰버레인 듣는 사람 중 일인입니다. ㅎ 건즈앤로지스 버전의 녹킹온헤븐스도어도 좋죠. 음악과 기억은 늘 밀접하게 관련을 맺는 거 같아요.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즐겨듣던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게 소환되죠 이 글처럼. ㅎ 카멜은 아껴두었다가 퇴근할 때 들어볼게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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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pector ·
건즈앤로지스의 음악을 몇 곡 들어봤지만 말씀하신 노래는 들어 보지 못했네요. 노벰버레인 저도 들어 봐야겠습니다. 락 음악 관련 글을 반겨주시니 고맙습니다. 맞습니다. 음악은 기억의 저편으로 우리를 데려가곤 합니다. ㅎㅎ 카멜의 음악, 취향이 아닐 수도 있으나 한번 들어 보셔요.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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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keeper · (edited)
밥딜런이 노벨문학상 받았을 때 그의 곡들을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는 하루키가 받을까 궁금하다가 밥딜런이라니... 충격받아 거의 하루종일 그의 음악을 들었어요. 신해철의 이야기가ㅡ과거형이 되어 저도 슬퍼요. 얼마전 저의 포스팅에 쓴 소공녀의 이야기처럼, 그도 끝내 어른이 되지 못하고 죽어버린 어린왕자였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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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pector · (edited)
밥 딜런이 수상한 것은 좀 충격적이긴 했어요. ㅎ 하루키는 매해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는 단골이죠. 저는 그의 (에세이 제외) 소설은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정도만 읽어 봤어요. ~~『도쿄기담집』도 읽었지만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서 통과.~~
신해철··· 팬만큼이나 안티가 많은 그이지만 저는 그의 비극의 소식을 전해 들은 그날 밤, 내 지인에게 일어난 일처럼 느껴져서 뒤숭숭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당최 알 수 없는 것이 세상이라··· 할아버지께서 bookkeeper님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주변 사람부터 잘 챙겨야 할 텐데요. 소공녀 이야기 쓰신 것도 다시 읽어 봐야겠네요. 댓글 고맙습니다!
***
추기 : 하루키를 언급하시니 불현듯 그의 글이 생각나서 노트를 ~~검색해~~꺼내 읽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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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 양억관 옮김, 민음사, 2013)

>"기억을 어딘가에 잘 감추었다 해도, 깊은 곳에 잘 가라앉혔다 해도, 거기서 비롯된 역사를 지울 수는 없어." 사라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것만은 기억해 두는 게 좋아. 역사는 지울 수도 다시 만들어 낼 수도 없는 거야. 그건 당신이라는 존재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br>
>질투란, 쓰쿠루가 꿈속에서 이해한 바로는, 세상에서 가장 절망적인 감옥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죄인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힘으로 제압하여 집어 넣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거기에 들어가 안에서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를 철창 바깥으로 던져 버린 것이다.

<br>
>"세상에는 현악 사중주곡을 만드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상추나 토마토를 재배하는 인간도 있어. 역을 만드는 인간도 몇 명 정도는 필요하지.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에 만드는 일에 열정을 불태우는 정도는 아니야. 그저 한정된 대상에 관심을 가졌을 뿐이야."
"실례일지는 모르지만 한정된 관심을 가질 대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라도 발견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성취 아닌가요."

<br>
>아무리 평온하고 가지런해 보이는 인생에도 어딘가 반드시 커다란 파탄의 시절이 있는 것 같거든요. 미치기 위한 시기라고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인간에게는 아마도 그런 전환기 같은 게 필요한 거겠죠.

<br>
>"따져 보면 참 기묘한 이야기야. 그렇게 생각 안 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서로에게 무관심한 시대를 살면서도 이렇게 다른 사람에 대한 대량의 정보에 둘러싸여 있어. 마음만 먹으면 그런 정보를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에 대해 사실은 거의 아무것도 몰라."

<br>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br>
>"역을 만드는 일하고 마찬가지야. 그게,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약간의 잘못으로 전부 망쳐져 버리거나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어. 설령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역은 완성되어야 해. 그렇지?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 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볼일이 없어도 전차가 저도 모르게 멈추고 싶어 할 만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 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야. 너한테는 그런 힘이 있어. 생각해 봐. 차가운 밤바다를 혼자서 헤엄쳐 건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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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lee ·
건즈 앤 로지즈 버전 좋죠! 저도 좋아합니다.
쓰시는 글이 마음에 들어 팔로우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٩(๑❛ᴗ❛๑)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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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pector · (edited)
읽어주시고 호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ilylee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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